오목교역에서 내려서 목동으로 걸어가는 길이었습니다.
목적지는 목동역 근처 돈가스 집이었죠.
사실 딱히 끌리는 것은 없었기에 억지로 정한 것도 있었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니 기운도 쭉쭉 빠지고, 온몸에 힘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길을 걷다가 어느 공사장 벽면에 붙은 표지판을 보게 됐습니다.
서울 5대 곰탕 맛집!! 나주관!
솔직히 저런 문구, 너무 흔하고 장사의 기술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돈가스를 먹기가 애매하던 차에 또, 몸이 허하다는 느낌을 받던 차에 눈에 띈 저 문구에 너무나 끌렸고, 일행과 함께 우선은 문 앞에서 분위기를 살펴보자라고 말하고 음식점 앞에 도착했습니다.
5대 맛집스러운 웨이팅은 없는 시간대였고, 2층에 있는 음식점을 겉에서 봤을 때는 무난해 보였습니다.
2층에 위치한 곰탕집으로 자연스럽게 계단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나주관이라는 이 곰탕집의 메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시원하고 맑은 국물이 일품인 나주곰탕!
엉치(반골)을 푹 고은 진한 국물이 예술인 보양식스러운 진곰탕!
진곰탕이 기본 메뉴로 보이는 나주곰탕보다 2천 원 비쌌지만, 저는 진곰탕을 먹었습니다.
일행은 맑은 국물인 나주곰탕을 선택했죠.
조용히 음식을 기다리며, 벽에 걸린 문구를 봤습니다.
김치명인 맛집이랍니다!!
곰탕에 김치는 빠질 수가 없죠!
김치가 맛있어야 곰탕의 진한 국물의 풍미가 배가 됩니다!
하... 벌써부터 기대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기본 반찬이 나오는 순간, 싱싱해 보이는 배추김치를 먼저 입으로 넣었습니다.
완전 익지도 않았고, 완전 겉절이도 아닌 아주 싱싱하고 찐한 맛이 나는 김치였습니다.
그리고, 연달아 놀랐던 것이 있었는데요.
여기는 기본적으로 솥밥이 나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솥밥을 정말 좋아합니다!
밥이 고슬고슬한 것도 너무 좋고, 아시다시피 밥을 옆으로 뜬 다음 물을 부어 누룽지를 해 먹는 것도 너무 좋아합니다.
다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그런데 여기는 솥밥이 싫으시면 그냥 공깃밥으로도 변경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곧 곰탕이 나왔습니다!!!
이게 제가 시킨 진곰탕입니다!!
국물이 뽀얀 것이 어떤 맛일지 느껴지더라고요.
그런데 곰탕의 백미는 바로 부드러운 고기죠!! 그래서 바로 숟가락을 푹 집어넣어 고기를 떴습니다!
대부분의 곰탕집에는 아주 얇은 고기가 쪼금 들어가 있지 않나요?
그런데 여기 보세요!
사진을 찍으며 조금 놀랐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슬라이스 형태의 고기가 아니었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기가 도톰하고 다양한 부위를 쓴 거 같았습니다.
입에 넣어 씹어보니 아무 부드럽게 고기가 풀려나갔습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물에 대한 얘기를 더 해보고 싶은데요.
일반적으로 뽀얀 국물 하면 시중에 파는 설렁탕의 맛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여기 국물! 완전 다릅니다. 엄청 오랫동안 푹 고은 맛이 분명히 납니다!
이건 맑은 국물의 나주 곰탕입니다.
이 음식점의 시그니처겠죠!
겉으로 보기엔 그냥 갈비탕 같아 보이지만, 국물을 떠먹어보니 완전 다른 맛이었습니다.
나주 곰탕 체인점에서 먹었던 맛과도 완전 달랐습니다.
거의 약재를 넣어 푹 고은 삼계탕 같은 느낌도 받았어요.
국물이 정말 깨끗하고 맛있었고, 계속 입에 들어갔습니다.
정말 쉬지 않고 한 그릇 뚝딱! 해치웠습니다...
위 메뉴판을 보시면, 곰탕 외에도 여러 가지 메뉴가 있습니다.
수육도 있고, 전골도 있고, 갈비탕도 있습니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수육을 시켜 먹던데 술안주로도 최고일 거 같았어요!
저는 목동과 오목교 근처에 살면서 음식점은 정말 많은데 내 마음에 드는 곳이 드물어서 아쉬웠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정말 자주 가고 싶은 곳이었어요!
찐 맛집이었고, 이미 방송에도 나왔던 곳이었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이곳에서 곰탕 한 번 먹어보시는 건 어떠실지요.
광고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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