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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미친 노캔.. 결국 질렀다! 에어팟PRO 2세대

by 푸르스트 2024.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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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프로 1세대를 사용하며 신세계를 맛봤던 저는 정신없던 어느 날 가방을 잃어버리며 그 안에 들었던 소지품과 함께 에어팟 프로를 분실했습니다.

 

 

딱 요마만치 생긴 아이였죠.

 

에어팟 1세대를 사용하며 두 손의 자유로움에 감탄하며 조깅을 하던 날이 엊그제 같습니다.

 

제겐 에어팟 1세대도 충분히 굉장한 작품이었습니다.

 

항상 가방에서 구겨져있던 이어폰 줄은 사막에서 굴러다니는 나뭇가지 뭉치처럼 손에 쥐여 나왔습니다.

 

퇴근길 석양을 보고는 필을 받아 이 상황에 딱 맞는 노래를 들어보려던 찰나

 

손에 놓인 이 놈의 베베 꼬인 끈덩어리는 스트레스를 유발했고, 음뽕의 필이 30%는 증발해 버리곤 했죠.

 

 

하지만, 두 손을 자유롭게 만드는 그 놈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로움은 보장되어 있었죠.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손잡이를 잡고 서 있어도 누군가의 가방끈에 걸려 귀에서 떨어질 일도 거의 없고,

 

걷거나 뛸 때 줄이 덜렁이며 입술과 목, 그리고 가슴팍을 간질맛나게 툭툭 건드리는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줄에서 해방되는 나날을 만끽하며 미래에는 결국 선(line)은 사라지게 되겠구나 라는 상상을 했습니다.

 

그것 참 편리한 세상이 오겠네 싶다가도 인간의 몸 하나에서 지구를 몇 바퀴 돌만큼의 핏줄기가 있다고 하는데

 

라인만큼 전기를 흘려보내기에 안성맞춤인 방식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잡생각)

 

펙트인지는 모르나 그래도 블루투스 형태보다 라인 형태의 음향기기가 뭔가 음질이 더 좋은 거 같더랬습니다.

 

 

아무튼 요렇게 생겼던 아이는 저에게 수없이도 많은 촉감의 자유를 선사했었습니다.

 

하지만, 떠나버렸죠. 가방을 분실한 장소로 찾아가 주변을 배회도 해봤지만 다시 만나지 못했습니다.

 

현금 7,8만 원 들었던 지갑보다 사실 이 놈이 다시 제 품으로 돌아오길 바랐습니다. 제발... 너만은... 

 

정들고 성능 좋기를 떠나 또한 몸값이 꽤나 나가는 놈이었어서 그랬던 것도 맞습니다.

 

쉽게 지를 수 없는 물건이었는데 에어팟이 겨울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한쪽이 거의 방전되다시피 해서

 

결국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나의 월급 통장을 한입 깨물어 먹었던 그놈은 이제 없었습니다.

 

대략 3개월이 흐른 후, 이어폰을 사용하며 점점 그놈이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갈 때쯤.

 

조용한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됐습니다. 아주 조용하고 만족스러운 집이었죠. 글을 쓰기에도 책을 읽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이웃분들도 그래도 조용하게 생활하시는지 별다른 소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활을 지속하고 무언가에 몰입하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작은 소음이 점점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애플 공홈에 들어가 곧바로 에어팟 프로 2세대를 결제했습니다.

 

 

소음이란 참으로 거슬리는 파장입니다.

 

어쩔 때는 괜찮다가도 어쩔 때는 가슴까지 쿵쾅거리게 하니 참 오묘합니다.

 

소음이 문제인지, 아니면 나의 기분이나 컨디션이 문제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전날 저녁까지 긍정명상을 해놓고는 다음날 출근해서는 예민해져서는 주변 동료들에게 짜증을 내는 모습 같달까요.

 

스티브 잡스의 그 개같은 성격을 받아냈을 직원들의 표정을 상상해 봅니다.

 

그래도 그 개떡 같은 성격과 취향이 지금의 애플을 만들었다고 하면 한번 봐줄 만도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개떡 같고 변태 같은 취향이 지금까지 이어질 줄이야.

 

 

아무튼 제 손아귀에 들어온 에어팟 프로 2세대는 역시나 대단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특히 소문으로만 듣던 노캔의 위력이란... 귀에 꽂으면 정적을 창조해 내 뇌에 뭔지 모를 전기를 흘려보내는 거 같았던 어에팟 프로 1세대에 비해 훨씬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에어팟 프로 1세대를 사용하며 가장 큰 단점이었던 음량 조절도 가능해졌으니 인류 최강의 제품 중 하나로 꼽혀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발 이제는 오랫동안 제 품에 남아있었으면 합니다. 이 놈의 사과모양의 금덩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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