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온몸이 시들시들 말라가고 있는 듯합니다. 버티고 버텼지만, 그동안 쌓아놓고 아껴 사용하던 기력에 엥꼬불이 뜹니다. 이런 폭염의 연속일 때는 아무리 시원한 음식을 찾아 입을 적셔도 성에 차지 않습니다. 냉면, 막국수, 팥빙수.. 먹어도 그때뿐입니다. 사실 집에서 냉수마찰을 하고 에어컨을 틀고 누워서 영화를 보는 것이 최고의 휴식입니다. 그러나 기력이 떨어진 건 어떻게 채워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부도로 휴식하러 갈 겸 가족들과 장어를 먹었습니다. 가격이 조금 나가는 음식이기에 어쩌다가 한 번씩 먹었지만, 이번엔 동생이 쏜다고 하여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습니다.
대부도는 안산시의 섬입니다. 동쪽으로 멀리 가지 않고도 바다를 볼 수 있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휴양지로도 유명합니다. 섬 곳곳에 펜션이 많고 가볼만한 명소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기력증진에 좋은 장어를 먹고 누군가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느껴 이렇게 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힘센장어>는 국내산 민물장어 집입니다. 11시 오픈시간에 맞춰서 방문했기에 거의 첫 손님이었던 거 같습니다.
입구에는 이곳을 다녀간 인플루언서(?)의 사인이 걸려있습니다. 예전에 개그콘서트에서 갈갈이패밀리로 유명했던 개그맨 박준형씨도 왔다 갔네요.
오전 11시 점심시간 전에 들어와서 아직 손님이 없습니다. 식사시간에는 아마도 이곳이 손님으로 꽉 차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안쪽 자리는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이 덜 오는 곳이라 앉기를 추천하진 않으셨습니다.
방송에 많이 나온 집인 거 같았습니다. '나는 솔로'와 OBS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사진을 걸어놨습니다. 사실 저렇게 방송출연을 증명하는 건 음식의 자부심을 깎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장어의 맛을 보고 그것도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양한 세트메뉴가 있습니다. 저희는 5명이었는데 민물장어 2kg을 먹고, 부족해서 1kg을 추가했습니다. 밥을 따로 시키지 않고 오직 장어만 구워 먹었습니다.
장어가 아주 실합니다. 저렇게 3점이 1kg인 거 같습니다. 옆에 놔둔 쟁반에 저렇게 3점이 더 있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원래 장어집에서 장어 머리와 내장과 뼈가 나오는 것은 본 적이 없는데, 이곳에는 같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처음 봤을 수 있습니다.
바짝 구운 장어는 비린내가 전혀 없고, 쫄깃쫄깃하고 맛있었습니다. 장어를 먹다 보면 느끼해서 몇 개 못 먹기도 하는데 이곳은 그렇게 느끼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 소식하는 저도 정말 많이 먹은 거 같습니다. 저는 생선머리를 안 좋아해서 손을 대지 않았는데, 동생이 머리를 먹었습니다. 바짝 구워진 뼈는 와그작 과자처럼 씹어먹는 맛이 특색 있었습니다.
깻잎, 파김치, 생강, 부추... 싹 다 비웠습니다.
들어오는 길에는 외면했던 장어들... 배불리 먹고 나오는 길에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고맙고 미안하다 얘들아...
수족관에 가리비도 보입니다. 세트메뉴가 아니어서 먹지 못했지만, 싱싱한 상태로 바로 요리될 가리비도 먹어 보고 싶네요!
여름이면 보양식을 먹어 지쳐버려 떨어진 기력을 보충해줘야 합니다. 대부도에 가볼만한 곳은 정말 많지만, 증명된 기력회복제인 장어가 떠오르신다면 이곳 <힘센장어>에서 먹어보는 게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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